00:00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예술적 영감을 받아 솔로 앨범의 육성까지 담아낸 화가가 있습니다.
00:07바로 한국 단색화 거장 윤형근인데요.
00:11묵직한 기둥과 기둥, 그 사이 여백만으로 공간을 압도하는 그림은 어떻게 나오게 된 건지 화가 윤형근을 알아봅니다.
00:18김정아 기자입니다.
00:30큰 붓으로 찍어내린 묵직한 기둥과 그 사이로 열린 문.
00:35윤형근 스스로 천지문 회화로 명명한 그림은 수직의 생면만으로 공간을 압도합니다.
00:43기교를 뺀 붓질 위에 마르기를 기다렸다 덫이라는 반복된 작업.
00:48보기로 갈수록 번짐은 줄고 경계가 분명해지며 더 절제된 미학이 드러납니다.
01:13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굴곡진 현대사를 온몸으로 견뎌낸 윤형근.
01:18단단하고 깊은 그의 그림은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응축된 결과물입니다.
01:23서울대 입학 이후 국립서울대 설립안 반대 시위로 제적됐고 이 전력 때문에 한국전쟁 중 보도연맹에 끌려가 학살 위기를 넘겼습니다.
01:33전쟁 중 서울에 남아있었다는 억울한 이유로 옥살이도 했습니다.
01:38결혼을 하고 잠시 순탄한 길을 걷는 듯 했지만 숙명여고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1973년 중앙정보부장이 개입된 부정입학 문제를 제기했다 또다시 고초를 겪었습니다.
01:50다음 날 반공법 위반 혐의를 받아서 투옥이 되어 그 이유가 평소 때 쓰고 다니던 모자가 레닌의 모자와 비슷하다는.
02:03이듬해 스승이자 장인인 김환기 화배까지 착고하면서 그의 그림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02:09집에 칙보하면서 오직 작업에만 매진하는 시간이 가지게 됐는데 그때 일체의 색채를 덜어내고 또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확립하게 되었습니다.
02:22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RM은 윤영근을 음악적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습니다.
02:28미술품으로 가득한 집 주요 공간마다 윤영근의 그림이 걸렸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RM 소장품전에는 윤영근 작품이 무려 16점 출품됐습니다.
02:402022년 발매한 첫 솔로 앨범 인디고는 윤영근의 청색을 모티브로 삼았고 1번 트랙엔 아예 작가의 육성을 담기도 했습니다.
03:00삶과 예술은 따로 있지 않다는 철학으로 생전 작업실과 주거 공간을 같이 뒀습니다.
03:07커다란 통창과 노출 콘크리트가 인상적인 1층 작업실에서 매일 묵직한 기둥을 세워 올렸고
03:13목재와 한지로 채워진 고풍스러운 2층에서는 따뜻한 가장의 삶을 살았습니다.
03:20서구와 한국의 미감이 공존하는 윤영근의 집은 묘하게 작가의 그림과 닮았습니다.
03:27무심한 듯 깊고 단순하지만 세련된 그림.
03:32고난을 예술로 승화시킨 한국 단색화 거목이 평생을 바쳐 도달하고자 한 건 무엇이었을까.
03:38욕심도 다 버리고 모든 욕심도 다 버려요.
03:46천진구한 세계로 들어가야지.
03:50그러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은데 왜 안 되는 거예요.
03:55그런데 죽을 때까지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을 해야지.
03:59그게 인간의 목적인 것 같아.
04:03YTN 김정아입니다.
04:04김정아입니다.
04:05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