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지난 16일 밤늦은 시간. 귀가 중인 전북도 농업기술원 고창수박시험장 소속 고 김진혁 연구사의 차량 블랙박스입니다.
00:10홀로 남은 차 속에서 깊은 한숨과 메마른 넋두리가 터져나옵니다.
00:15살려고 도망쳤습니다. 살려고 도망쳤습니다. 죽고 싶어서요.
00:25임용 4년차 20대 청년인 김연구사는 이 말을 남긴 사흘 뒤 아침 자신이 가꾸던 수박시험 하우스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00:36주머니에서 나온 유서에는 화요일 5분만 견뎌더라면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죄송하다는 뜻모를 글귀가 남아있었습니다.
00:45김 연구사의 생전 마지막 화요일은 지난 15일. 한 주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00:50유족이 확보한 근무 기록에 따르면 김 연구사는 일요일인 지난 13일 저녁에도 일터에 나가 밤 11시 넘어서 퇴근했습니다.
01:00이튿날 출근 시각은 새벽 6시 45분.
01:04월요일 퇴근은 기록상 밤 11시 이후지만 화요일 새벽 1시 반까지 일하며 어머니와 통화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01:13불과 약 5시간 뒤인 그 화요일 새벽 김 연구사는 다시 출근해 밤 11시 44분까지 일했습니다.
01:20저는 진액이 노예라고 생각했어.
01:24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잠도 못 자면서 밥도 쇠로만 돌려가면서 거기서 일을 했다라는 거는 그건 노예보다 더 못한 삶을 살았다고 봐야
01:31돼요.
01:31이런 식의 초과 근무는 사실상 재직기간 내내 계속됐습니다.
01:36올해 역시 숨지기 전 9월 중순까지만도 벌써 162차례에 걸쳐 66일 치를 더 일해 빠른 속도로 과로가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01:473년 2개월 재직기간 전체로 따지면 무려 260일이 넘습니다.
01:52선임의 육아휴직 등 인력 공백으로 충원 요청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01:57숨진 연구사와 유족의 이런 주장에 대해 수박시험장에 설명을 요청했는데
02:03수박시험장 측은 전북자치도의 특정감사를 받고 있다며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02:10유족은 제2, 제3의 김진혁이 없어야 한다며 경찰과 전북도감사위원회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02:18YTN 김민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