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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6년 10월 30일 (금) 저녁 8시 40분
□ 담당 PD : 이시우
□ 담당 작가 : 김배정, 김현정
□ 출연자 :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
□ 방송 채널
IPTV - GENIE TV 159번 / BTV 243번 / LG유플러스 145번
스카이라이프 90번
케이블 - 딜라이브 138번 / 현대HCN 341번 / LG헬로비전 137번 / BTV케이블 152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삼열: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 외과 전문의 이삼열입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생명을 이어주는 기적,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박상훈: 국내 뇌사자 신장 이식 1년 생존율 97.64%, 간 이식 86.27%, 장기기증 선진국과 비교해도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장기이식 의료 기술. 하지만 높은 장기이식 의료 수준에 비해 뇌사 장기기증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25년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는 55,350명 하지만 실제 기증자는 370명에 불과해 하루에 8명의 환우들이 기다림 끝에 결국 사망하게 된다. 누군가는 나의 가족이자 이웃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내 뇌사 기증률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생명이 꺼져가는 순간 전하는 기적, 장기기증, 장기이식의 모든 과정과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생명 나눔의 의미를 자세히 알아보자.

◆이삼열: 강연에 앞서 저에 대해 소개하자면 누군가는 저를 손에 칼을 쥐는 외과의사로서 기억하실 것이고, 누군가는 병원을 책임지는 기관장으로 기억하실 겁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선 저는 장기기증이 우리 사회의 따뜻한 문화로 뿌리내리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한 사람으로 서 있습니다. 제가 왜 이 장기기증에 온 마음을 쏟게 되었을까요? 외과의사로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환자의 절망과 마주하게 됩니다. 의사의 손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다해도 마지막 희망인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눈을 감는 환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의사로서 느끼는 무력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수술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매력에 의학의 꽃이라고 부르는 외과의가 되기 위해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맹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30여 년 동안 외과의사의 길을 걸었기에 현재 한국장기조직기증원 Korea Organ Donation Agency, 줄여서 코다(KODA)라... (중략)
이시우PD (lsw54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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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 외과전문의 이삼렬입니다.
00:08오늘 제가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생명을 이어주는 기적,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00:17국내 뇌사자 신장이식 1년 생존률 97%, 간이식 87%,
00:25장기기증 선진국과 비교해도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장기이식 의료기술.
00:34하지만 높은 장기이식 의료 수준에 비해 뇌사 장기기증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00:412025년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는 5만 5천여 명, 하지만 실제 기증자는 370여 명에 불과해
00:49하루에 8명의 환우들이 기다림 끝에 결국 사망하게 된다.
00:55누군가는 나의 가족이자 이웃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내 뇌사 기증률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01:03생명이 꺼져가는 순간 전하는 기적, 장기기증.
01:08장기이식의 모든 과정과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생명 나눔의 의미를 자세히 알아보자.
01:17강연에 앞서 저에 대해 소개하자면 누군가는 저를 손에 칼을 쥐는 외과의사로서 기억하실 것이고
01:25누군가는 병원을 책임지는 기관장으로 기억하실 겁니다.
01:30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선 저는 장기기증이 우리 사회의 따뜻한 문화로 뿌리 내리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한 사람으로 서 있습니다.
01:43제가 왜 이 장기기증에 온 마음을 쏟게 되었을까요?
01:49외과의사로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환자의 절망과 마주하게 됩니다.
01:55의사의 손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다해도 마지막 희망인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눈을 감는 환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02:06의사로서 느끼는 무력감은 말로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02:13저는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수술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매력에
02:19의약의 꽃이라고 부르는 외과의가 되기 위해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맹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02:29그때부터 30여 년 동안 외과의사의 길을 걸었기에
02:32현재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리아 올간 도네이션 에이전시
02:38줄여서 코다라고 불리는 기관과 인연을 맺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02:45먼저 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을 소개하면요.
02:50보건복지로부터 지정을 받아서 기증된 장기와 조직을 필요한 것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기관입니다.
03:00병원에서 뇌사상태이신 분이나 조직기증을 원하시는 분이 생기면 저희 쪽으로 연락이 옵니다.
03:08그러면 장기조직 코디네이터들이 직접 가족분들을 만나서 상담하고
03:14필요한 정보도 알려드리고 기증자와 이식받는 분의 생명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면서
03:21기증이 잘 이루어지도록 끝까지 함께합니다.
03:27기증이 끝났다고 저희 역할이 끝나는 게 아닙니다.
03:32큰 상실감에 있는 유가족분들을 위로하고
03:34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03:411993년 처음으로 간인식을 시행한 미국의 토마스 스타르 교수는
03:46이식받은 사람들 가리켜 퍼즐피플이라고 하였습니다.
03:50장기이시라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퍼즐, 즉 수습객기와 같은 것이었고
03:58이식을 담당하는 의사들도 그 성공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에
04:03풀기 어려운 퍼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04:06그러나 오늘날 이식받은 사람들은 더 이상 퍼즐피플이 아니라는 생각에
04:13여러분도 동의하실 겁니다.
04:16수많은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받고 있고
04:19수많은 기증자들이 장기기증을 하고 있으며
04:22이식의 우수한 결과 또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04:29다시 말해서 장기이식은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된 것입니다.
04:34대한민국의 장기이식 의료기술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수준입니다.
04:42성공률도 높고 의료진의 실력도 월드클래스입니다.
04:47실제로는 국내 뇌사자 신장이식의 1년 생존률은 97%여서
04:52미국보다 훨씬 높고 간이식도 1년 생존률이 90%에 육박합니다.
05:00심장이식도 1년 생존률이 83%로 매우 우수하죠.
05:07그런데 과연 기증자는 충분할까요?
05:11안타깝게도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05:14생명을 기다리는 사람과 생명을 나누려는 사람 사양은 너무나도 큽니다.
05:21장기식 대기자는 5만 명에 달하는데
05:252025년 기증하신 분은 370명에 그쳤습니다.
05:31평균 대기기간만 6년이 넘었습니다.
05:35하루하루를 버티며 누군가의 기적같은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05:41우리나라의 장기식 의료수준은 매우 높지만
05:45뇌사장기 기증률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05:51인구 100만 명당 기증자수로 비교해보면
05:55스페인이나 미국은 우리나라의 6배 내지 7배가 됩니다.
06:02아랍에미리트 같은 나라는 최근 몇 년 새
06:05기증률이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06:11반면 우리나라는 2025년 한 해 동안
06:16370명의 장기기증과 180명의 조직기증에 그쳤습니다.
06:23이것은 어제의 오늘 일이 아니죠.
06:26대기자는 해마다 늘어나지만
06:28기증하겠다는 사람은
06:30그의 턱없이 못 미치는 실정이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06:35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06:37저는 제도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06:43우리나라는 본인이 생전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06:45가족이 명시적으로 반대하면 기증할 수 없습니다.
06:50반면 유럽의 기증 선진국인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06:57그리고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에서는
06:59본인이 거부 의사를 따로 밝히지 않는 한
07:03국민 모두를 잠재적 기증자로 보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07:09이 제도는 누구나 기증 가능하다는 인식을 높이는
07:12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저는 생각해 봅니다.
07:17그 차이는 등록률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요.
07:21미국은 성인의 절반 이상이 기증자로 등록돼 있는 반면
07:25우리나라는 단지 3%에 그칩니다.
07:29기증은 문화나 개인적 성향 등의 영향을 받겠지만
07:33국가 차원의 제도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07:39왜 사람들은 이 소중한 나눔을 주저하고 기피하는 것일까요?
07:44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몇 가지 의외들이 있습니다.
07:51그 중 하나가 장기기증 서약을 하면
07:53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라는
07:59생각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08:01그런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08:06환자의 치료와 장기기증 판정은 엄격하게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08:12의료진은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08:17총력을 다합니다.
08:20그 다음으로 장기기증을 기피하는 분들의 오해는
08:24기증을 하면 고인의 몸이 크게 훼손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십니다.
08:31이 부분 또한 사실이 아니죠.
08:35장기적출 수술은 외과의사들의 가장 숙료되고 정교한 손길로 이루어지며
08:42이후 철저한 예우와 복원을 거쳐 유가족에게 인도됩니다.
08:49하나의 예로 우리나라 의학 드라마는 사실과 다르게
08:53어느 정도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의사들이 이야기합니다.
08:58저도 가끔 그렇게 느낄 때가 있죠.
09:01단 한 가지 현실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바로 장기적출 수술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09:08그 순간 외과의사들과 의료인들이 예를 갖추고 숙연해지는 모습은
09:15현실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09:20아노워크, 우리말로는 울림길이라고 부르는 절차가 있습니다.
09:252023년 서울대의 병원에서 처음 시작됐는데요.
09:31기진자가 머물렀던 중환자실을 나와 수술실로 향하는 마지막 그 길
09:36그 복도 양쪽에 가족과 의료진이 함께 서서
09:41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시간입니다.
09:44수술실에 들어서기 직전에는 짧은 추도사를 낭독하며
09:50다시 한 번 고인의 뜻을 기립니다.
09:54이 길을 함께 걸으신 가족분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10:00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10:03그 짧은 길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10:07저는 이런 예우가 더 많은 곳으로 퍼져나가길 바랍니다.
10:11그렇게 수술실로 들어가면
10:14저희 의료진이 가장 정교하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수술을 진행합니다.
10:20그리고 수술이 끝나면 정중히 예우를 갖춰
10:24고인을 다시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립니다.
10:29큰 수술로 고생하시는 것을 원치 않고
10:31그냥 편하게 보내드리고 싶다고
10:34장기이징을 꺼려하시는 가족분들도 있으십니다.
10:39저 역시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10:41사랑하는 가족을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10:45편안하게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니까요.
10:49그런데 저는 여기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10:53편안한 마지막도 물론 소중하지만
10:56그 너머에 존엄한 마지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1:01내 가족의 마지막이 누군가에게는
11:04다시 숨 쉴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면
11:07그건 편안함을 넘어서는 더 큰 의미로 승화되는 마무리가 아닐까요?
11:13제가 얼마 전 모임에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11:18나이가 많거나 건강이 아직 좋지 않으면
11:20장기 기증을 못하지 않나요?
11:22라는 질문인데요.
11:24과연 그럴까요?
11:26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11:28연령이나 질환 여부와 상관없이
11:30기증 가능한 부위가 다양하게 존재하며
11:34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평가를 거치기 때문에
11:38미리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11:432025년 국내 최고령 장기 기증자는 86세셨고
11:4880대 기증자분은 3분 계셨습니다.
11:53그럼 암환자분들은 어떨까요?
11:56암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장기 기증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12:02현재 암이 진행 중인지
12:03전의가 있는지
12:05치료가 끝나고 완치된 경우인지에 대해 다른데
12:08현재 암이 진행 중이거나 전의된 경우라면
12:12사실상 대부분 기증이 어렵습니다.
12:16하지만 과거 암을 치료하고 완치된 경우이거나
12:20암 병력이 있지만
12:22기증 장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12:25뇌암과 같은 경우에는
12:26개별 평가를 통해 가능합니다.
12:31물론 암을 알았다고 해서
12:33누구나 장기 기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12:36암의 종류와 치료 여부
12:39재발이나 전의 여부
12:41그리고 기증 당시
12:43각 장기의 상태를 의료진이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12:48그러니 나는 암을 알았으니 기증할 수 없겠지
12:52라고 미리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12:56그럼 환자가 뇌사로 추종된 상태에서
12:59가족들이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하면
13:02바로 수술이 이어지는 걸까요?
13:04아닙니다.
13:07이때부터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13:10먼저 저희 장기 조직 코디네이터가
13:13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13:14가족분들과 계속 소통하는데
13:17이후 두 차례의 뇌사 조사와
13:20뇌파 검사, 뇌사 판정위원의 심의 등을 거쳐
13:25뇌사가 최종 확정되면
13:27그때부터 국립 장기 조직 혈액관리원에서
13:31어떤 분께 이식할지 수혜자를 선정하고
13:34병원 간 협의를 거쳐 수술이 진행됩니다.
13:39이 모든 과정에서
13:41시간이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13:43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놓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13:47각 단계마다 신속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13:52본인이 장기 기증 서약을 했다고 해서
13:55모든 분들이 장기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13:58많은 분들이 당사자는 장기식을 서약했지만
14:03가족분들이 이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해
14:06고인의 숭고한 뜻이
14:09현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14:13여러분들 중에서
14:14평소에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하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14:19기회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14:22가족들에게 본인의 결정을 알리는 대화를
14:25나눠보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4:30아무 준비 없이 그 순간을 맞는 것과
14:32본인이 장기 기증에 대한 의향을
14:35가족들이 미리 알고 있는 것은
14:38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14:41저희 코디네이터들은 가족을 설득하려 하지 않습니다.
14:45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14:47그 결정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검는 것
14:50그것이 저희의 원칙입니다.
14:52수혜자를 응급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일도 하지 않습니다.
14:58가족들이 분위기에 떠밀려
15:00뭔가를 결정했던 느낌을 갖게 해서는
15:03절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15:06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두운 토너 속에서
15:09한 줄기 빛 같은 결정을 내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15:13과연 어떤 분들일까요?
15:16첫째, 장기 기증을 직접 경험한 환자와
15:19그 가족들입니다.
15:21이미 아픔을 겪어보았기에
15:23누군가의 절망이 얼마나 깊은지 잘 알고
15:27그 아픔을 누구보다 공감하며
15:30나눔을 실천하십니다.
15:33두 번째로, 의료현장에서 생명의 가치를
15:36매일 목격하는 의료진과 그 관계자들입니다.
15:40그리고 세 번째로, 갑작스럽고 청청이박력 같은 이별의 순간에
15:46슬픔을 삼키며
15:48누군가의 생명으로 다시 살아나기를 소망하며
15:52생명 나눔을 결단하는 위대한 가족들입니다.
15:57이들의 결정은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16:00새로운 생명의 시작입니다.
16:03각박한 세상이지만
16:06우리 사회의 생명의 귀중함에
16:08감사를 느끼게 해준 사연은 매우 다양합니다.
16:12저는 그 중 두 분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16:182025년 한해 뇌사 기증자 370명 중
16:220세에서 9세는 4명,
16:2610세에서 19세는 17명이었습니다.
16:29그 중 최연소 기증자는 생후 2개월이었습니다.
16:35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16:37오늘 소개해드릴 첫 번째 사연은
16:40생후 9개월 장소민양입니다.
16:43소민양은 2024년 7월 2.5kg의 작은 몸으로 태어났습니다.
16:50생후 9개월이던 지난 4월 갑자기 열이 나기 시작했고
16:55여러 병원을 거쳐 세균성 뇌수막뇨 진단을 받았습니다.
17:01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17:03지난 5월 3명의 환자에게
17:06간과 신장, 소장을 나눠주고 떠났습니다.
17:12어린 딸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내던 부모에게
17:14장기 기증은 결코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17:19어머니도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고 하십니다.
17:25하지만 남편과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17:28마음을 바꾸었습니다.
17:32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냥 가기보다
17:34좋은 일을 하고 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
17:37그리고 세상 어딘가에 소민이가 피워낸 생명의 불씨가
17:42살아 숨쉬고 있다고 믿고 싶다는 마음의 해설였습니다.
17:48또 한 번의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7:51오래 아팠고 오래 약을 먹어도
17:53장기증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합니다.
17:5934세 소인우 씨입니다.
18:01인우 씨는 생후 7개월 무렵
18:04팔다리를 오므리는 경기 증상을 보였고
18:07이후 뇌존증 진단을 받아
18:10오랜 기간 약물 치료를 받았습니다.
18:1420대 초반 심한 폐렴으로
18:16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뒤에는
18:18건강이 크게 나빠져
18:2010여 년 동안 누워 지냈다고 합니다.
18:25그러던 중 지난 6월
18:27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었고
18:30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18:34의료진으로부터 장기기증에 대한 설명을 들은 어머니는
18:38오래 아팠던 아이인데
18:40기증할 수 있는 장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18:43라고 조심스럽게 여쭤보셨다고 합니다.
18:49기증 가능 여부는 미리 정해져 있는 게 아닙니다.
18:54그 순간 의료진의 정밀한 의학적 평가로 결정됩니다.
18:58의료진은 이누씨의 장기기증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9:04이누씨는 심장과 간, 양측 심장을 기증해
19:094명의 환자를 살리고 떠났습니다.
19:12장소민 양과 소윤윤씨는 나이도
19:16살아온 삶도 전혀 다릅니다.
19:19한 가족은 생후 9개월 된 어린 딸을 갑작스럽게
19:22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에 결정을 내렸고
19:25또 한 가족은 오랜 시간
19:28질환과 함께 살아온 아들이
19:30마지막 순간 다른 누군가에게
19:33생명을 나눌 수 있도록
19:35기증을 결정하셨습니다.
19:37하지만 두 이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9:42가장 힘든 이별의 순간에도
19:44누군가의 생명을 생각한 가족의 결정이
19:47또 다른 사람의 삶을 이어줬다는 점입니다.
19:52장기기증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큰 의미
19:55저는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59많은 분들이 장기기증이라고 하면
20:01심장이나 간 같은 주요 장기만 생각합니다.
20:06하지만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은
20:08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습니다.
20:12장기는 신장, 간, 폐뿐만 아니라
20:15최장, 소장 등도 가능합니다.
20:19그 중에서도 신장인식은
20:21전체의 47%로 가장 많고
20:24간, 심장, 폐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20:29뇌사기증자 한 분이면
20:31최대 9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20:35장기뿐만 아니라 피부, 뼈, 연골, 심장판막,
20:42인대 같은 인체조직 기증도 가능하며
20:44환자의 완치를 돕는 조혈모세포 기증도 있습니다.
20:51인체조직은 한 분이 기증하면
20:54최대 100명의 환자에게 전해줄 수 있습니다.
20:58장기 기증을 이야기할 때
21:00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21:04바로 자기 결정권입니다.
21:07사실 우리나라 현행법에는 이런 한계가 있습니다.
21:10내가 생전에 아무리 명확하게 기증 의사를 밝혀두었더라도
21:15막상 그 순간 가족이 반대하면
21:18기증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21:20본인의 뜻이 있어도
21:22마지막 결정권은 가족에게 있는 셈이죠.
21:26이 부분을 바꿔버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21:292024년 9월 본인이 생전에 확실히 동의했다면
21:34가족의 반대와 무관하게 기증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자는
21:39법안이 발의됐었습니다.
21:41그런데 이 법안을 두고
21:43가족 동의 없이 강제로 장기를 적출한다는 등의
21:47왜곡된 뉴스가 확산됐고
21:50법안은 2025년 10월 결국 철회됐습니다.
21:55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죠.
22:00미국은 본인이 운전면허증의 기증 의사를 남기면
22:04법적으로는 그 뜻이 절대적 효력을 갖습니다.
22:08스페인 같은 나라는 가족의 마음도 살피되
22:11코디네이터가 충분히 대화하며
22:14설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22:18저는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22:21적어도 본인의 뜻이 최소한 존중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22:26우리 사회에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2:32이러한 자기결정의 문제는
22:34삶의 마지막 단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2:39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사후장기 기증은
22:42심장, 간, 신장, 폐 등을 기증하는
22:46뇌사 기증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22:49그런데 최근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
22:53순환정지 후 장기 기증, 이른바 DCD입니다.
23:00연명의료 중단과 장기 기증을 모두 희망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23:04연명의료를 중단한 뒤 순환이 정지하면
23:08장기를 기증하는 방식이죠.
23:12저는 이걸 단순히 기증할 수 있는 분들의
23:15범위를 넓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3:18의료 환자의 존엄한 임종과
23:21누군가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는 일
23:25이 두 가지 숭고한 가치를 하나로 연결하는
23:29의료의 진일보라고 생각합니다.
23:33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관련 법안도
23:36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23:39오늘 이 강연을 들으신 후
23:41마음속에 작은 울림이 생기셨다면
23:43꼭 하셔야 할 실천사항이 있습니다.
23:47바로 가족들과 이 소중한 뜻을 미리 이야기해두는 것입니다.
23:54내 뜻이 아무리 확고해도
23:55마지막 순간에 남겨진 가족들이
23:59그 마음을 모른다면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24:04장기 기증은 그 뜻을 미리 가족과 나눈 데서 완성됩니다.
24:11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24:14기증 희망 등록 서약을 하는 것입니다.
24:18기증 희망 등록은
24:21한국장기조직기증원 누리집을 통해서 서약할 수도 있고
24:24전화로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24:29대한민국의 의료진을 비롯해
24:30국내에서 장기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을 대신해
24:36장기 기증이라는 위대한 선택을 해주신
24:39모든 기증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24:44기증자들이 나누어주신 소중한 생명을 위해
24:48대한민국의 의료인들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4:53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4:59기적은 거대한 병원 시스템이나
25:03첨단 기술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25:08내 것을 나누어 누군가의 내일을 지켜주겠다는
25:12한 사람의 따뜻한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25:16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5:20오늘 저희 이야기가 여러분들께서 장기기증에 대해
25:24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25:30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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